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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works

biography

description
Conscious of the unconscious
2015-05-09 ~ 2015-06-06
GIM Yuui
 

 

무의식적인 의식
 
Conscious of the unconscious
 
 
김백균 / 중앙대 교수
 
 
세상을 살다보면 의지하고 있던 것으로부터 위기가 다가오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으로부터 당혹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관습처럼 몸에 배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들의 배신.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사실 숨쉬고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겠지만 그것만큼 경이롭고 기이한 것도 없다. 산다는 건 당연한 게 아니다. 생각해보면 삶이란 살고자하는 의지가 있어야한다는 점에서 사는 게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김유의는 바로 그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그 순간을 의식해 보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눈이 외부로 향할 수록 보이는 것은 내부이다. 그의 작업의 대부분은 그의 외부에 있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지만, 결국 그가 묘사하고 있는 것은 그의 의식 깊숙히 표층화 되지 않은 의식의 세계이다. 그 세계는 멈춤의 세계이다. 멈추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세계. 그의 눈은 풍경의 한 장면을 스틸 컷 안에 가두고 그 스틸 컷을 사색하면서 그 안에 투영된 표층화 되지 않은 의식을 끄집에 내기 시작한다. 그가 <무의식적인 의식(Conscious of the unconscious)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이렇게 의식의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따라서 그냥 스쳐갈 것들, 감각의 끝에서 부유하며 사라질 것들은 이제 의식 안으로 들어와서 사유가 된다. 그 순간 안정은 불안이 되고 평온은 긴장이 되고 현실은 가상이 되고, 환희는 비탄이 되고, 군집은 외톨이가 된다. 순간 역전되는 세계의 진실들. 김유의 바로 안과 밖이 끝없이 바뀌어 긴장과 이완이 뒤틀리는 세계를 관조하고 이를 그린다.
 
<Settle>은 사막의 매사냥에 쓰이는 매들이 앉아 있는 풍경을 그렸다. 매들은 모두 쉬고 있고, 정착해 있고, 안정되어 있으나, 그 쉼이나 정착, 안정이란 잠시 후 펼쳐질 노고(勞苦)와 유랑과 불안의 상대적 모습일 뿐이다. 해질녁의 분홍빛 하늘과 매마른 사막 한 가운데 군데군데 돋아난 풀, 매들이 잠시 쉬고 있는 것 또한 끝없이 펼쳐진 사막 안에서 잠시의 안식을 얻는 것일뿐, 우리 삶의 본질은 그 사막 안으로 걸어 들어가 고독과 더위, 갈증에 고통 받는다.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처럼 역시 잠시의 위안이나 휴식이 주어진다할지라도 결국 살아가는 것의 본질은 저 위험하고 불안이 깃든 분홍빛 하늘 아래로 끝없는 떠남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Champagne><Settle>과 반대로 구성되어 있지만, 김유의가 바라보는 세계는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수풀이 무성히 자라난 풍요로운 숲, 그 숲의 풍요는 물과 대지와 온기가 만들어 냈다. 그 풍요의 상징은 어둠이다.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것처럼 생명은 바로 그 어둠에 깃들어 산다. 어둠이 있으므로 그 어둠에 몸을 숨기고 몸을 기대고 몸을 움직이며 산다. 풍요는 밝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둠에서 온다. 그러므로 어둠이 곧 생명수이다. 그러나 다시 그 어둠을 들여다보자. 그 어둠 속에는 정글의 약육강식이 펼쳐지는 무자비의 세계가 있다. 그 어둠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은 불안과 긴장 속에서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풍요란 단지 무수히 많은 생명체들의 생명을 건 싸움을 보는 우리의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도치와 재도치의 세계를 확장해서 보면 <Pool>이나 <Reality>를 쉽게 이해해 볼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세개의 세계가 한 화면에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시선 가장 가까운 쪽에 풀장이 있고, 그 바깥에 바다가 있고, 그 뒤로 하늘이 펼쳐진다. 세 개의 세계는 모두 파란 물빛, 아니 하늘 빛. 풀장은 하나의 갇힌 세계이다. 인공의 구덩이를 만들고 그 안에 물을 가두고 풀장을 만든다. 풀장과 바다는 상대적이다. 조그만 세계와 거대한 세계. 풀장이 닫힌 세계라고 비유된다면 바다는 열린 세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좀 더 크게 보면 바다도 하나의 갇힌 세계이다. 나아가 바다와 하늘도 똑같은 구조 속에 놓이게 된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면 하늘도 하나의 갇힌 세계이고 우주도 하나의 갇힌 세계이다. 열린 것은 없다. 여기에서 의식을 한 발 더 앞으로 내딪으면 현실과 가상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우리는 모두 이처럼 섬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김유의는 우리의 의식의 표층에 부유하는 세계를 멈춤이라는 방식을 통해 의식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무의식이란 의식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감각하지 못하는 의식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멈추면 보인다.
 
 
 
Gim  Yuui
 
While we are asleep, we continually think about something unconsciously. That is where dreams come from. While living our ordinary days, we still keep on thinking of something that we do not recognize. That is what Yuui Gim tries to tell in her paintings. There is always something more important than other things but at the same time we do not catch what it is. Capturing timeless moments from her childhood were the very beginning start of her works. Yuui Gim explores the forgotten time that become missed through our lives. The unconscious she explores and expresses are not about ‘not being conscious.’ It is rather better to say not being able to sense the consciousness. Her works are mostly uncanny landscapes. But looking carefully into her works gives layers of her own deep conscious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