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4Walls
art works

biography

description
separate
2014-08-01 ~ 2014-08-30
Kwon in kyung, Lee kyoung ha
 

이질적 재료와 대립하는 개념의 병치를 통해 분리되거나 서로 다른 대상과 공간을 보여주는 권인경, 이경하 두 작가의 2인전이 갤러리포월스에서 열린다. 권인경은 전통 산수화에서 쓰는 먹과 채색화 기법에 아크릴을 가미한다. 부감의 시점으로 연속적 형태의 건물과 길이 어우러진 도시는 고서를 낱장씩 뜯어 콜라주 방식으로 표현한다. 매일을 살아가는 도시의 익숙한 풍경이나 혼자가 느끼는 고독감, 우울함 등의 심리적 불안은 계속된다. 현실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자기 방어의 수단은 작가가 만들어낸 상상의 공간 「Heart-Land」로 분리되어 나타난다. 이경하는 하늘, 대지, 바다 등을 목탄을 사용하여 문지르고 지우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시간을 초월하는 자연의 무한한 확장성을 담는다. 그에 반해 인간은 한없이 작고 약한 존재로 흑백의 목탄으로 채워진 거대한 자연 앞에서 유화를 사용하여 낯설게 등장한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대자연에 반하여 제한된 시간의 삶을 영위하는 인간은 끊임없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존재로 작품 속에 살아 있다. 갤러리포월스의 『Separate』展은 모호하거나 낯설기 때문에 두려움을 자아내는 공간과 대상을 통해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본다. '삶'이라는 굴레에서 현실로부터의 도피는 불가하고 절대적 고독감은 인간이 짊어지고 가야 할 운명이다. 필연과 우연이 만나 인간 존재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운명은 결코 나로부터 '분리'될 수 없기에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 『Separate』展은 삶 속에 나를 투영하여 미완성의 자아를 조금 더 성숙으로 이끌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을 함께 하고자 한다. ■ 갤러리 포월스

 

권인경 작가노트중

Heart-Land는 심장(중심)부, 즉 외부의 공격에 대해서도 비교적 안전하고, 경제적, 정치적 자립도 가능할 것 같은 장소이다. 그 어떤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을 요새인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Heart-Land가 존재한다. 그곳은 어디에도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유토피아)으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 현실에서의 고통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회피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상공간(방공호)을 만들어 이미지, 사유로 이루어진 개념적인 것들을 실재 만질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 시킨다. 특정 공간에 자신들이 원하는, 보고자 하는 대상을 가져와(借景-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하는 것, 외부의 경치를 내부로 끌어들여 경영하는 방식) 심고 배치하며 외부인의 침범을 허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공간에 대한 이와 같은 사고는 가히 인간 중심적이다. 메를로 퐁티는 ‘어떤 사물이 탁자 위에 있다고 말할 때 나는 항상 마음속으로 나 자신을 탁자나 사물에 두고 신체와 외부 대상의 관계에 이론적으로 적합한 범주를 그 대상에 적용한다.’고 했다. 즉 사람들은 사물과 공간에 자신만의 상상과 가치를 부여해 개인적인 장소를 만들어 낸다. 사람들은 서로 다르게 시공간을 인식하며 저마다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누군가는 자신만의 원칙대로 사물을 집적하기도 하고(Holders, 저장 강박증), 누군가는 자신의 세계를 방안에 펼치기도 하며(히키코모리), 또 다른 누군가는 특정 시공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아스퍼거 증후군)각자 자신들이 창조한 공간은 심리적인 여러 불안 요소나 현실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바램의 공간으로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특히 집이나 방은 인간의 최초공간으로 자신만의 우주가 탄생하는 장소이다. 그곳에서 인간은 자신의 세계, 안식처를 만든다. 

 

이경하 작가노트중

살아가면서 문득 마주하게 되는 두려움이 있다. 바닷가에 홀로 앉아 끝없이 몰아치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을 때에나 여름의 숲에서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 적막한 가운데 온갖 자연의 소음이 비로소 들려올 때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아주 어릴 때 고무 튜브를 타고 바다에서 놀다가 한 순간에 조금 더 멀리 밀려가서 보이는 것이 눈앞의 물 뿐인 순간이 있었다. 내가 그냥 사라져 버려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어 오싹해 져서는 서둘러 해변으로 돌아왔다. 홀로 아무 인공의 것이 없는 자연과 마주하는 순간, 나는 말할 수 없이 작고 약한 존재임을 곧바로 느끼고 내가 그냥 사라져 버려도 아무 어색할 것 없을 자연스러움이 두려움의 근원인 듯하다.나는 나를 완전히 압도해 버렸던 그때의 물결을 그려보고 싶었다. 어떤 구체적인 형태와 방향, 시간성을 가지기 보다는, 끝없이 움직이고 살아있는, 그러면서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존재로서의 물결을 그려보고 싶었다. 내가 드러내고 싶어하는 이러한 특성은 파도라는 대상의 어떤 본질적인 면을 뽑아내야 재현 가능했다. 파도를 어떤 특정한 푸른색으로 재현해 내거나 물결 표면의 모습을 사실적인 재현으로 똑같이 묘사해내고 나면 그 물결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그냥 한 순간의 모습으로 고정되어 버리는 것 같았다. 나는 동해바다 어느 특별한 해수욕장의 파도를 그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지구의 시작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물결 자체를 그려보고 싶었던 것이다.목탄이라는 소재는 이러한 의도를 드러내기에 적합했다. 그리고 문지르고 지우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나서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드로잉의 속성을 지니면서 대상을 덜 고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주었다. 또한 색채를 제거하여 특정한 시간성이나 구체성이 사라지게 함으로써 보다 본질적인 대상의 모습을 포착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목탄을 사용하여 바다, 풀밭, 숲, 하늘, 나무, 대지 등의 공간을 그려냄으로써 작품의 배경을 마련하였다.